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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4대기업 인사임원 "외워온 답안 듣기 싫다"

날으는꼬꼬 2012. 11. 30. 18:41

4대기업 인사임원 "외워온 답안 듣기 싫다"

 

삼성·현대차·SK·LG 인사담당 임원과 취업준비생들의 '생생토크'

 

박영국 기자 24pyk@ebn.co.kr | 2012.11.30 09:16:03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kind=rank_code&keys=2&id=316719

 

      
◇ 4대 그룹 인사담당 임원들이 29일 서강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대학생·청년 구직자와의 토크콘서트'에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SK 이노베이션 임민철 실장, 나기홍 삼성그룹 인사담당 상무, 남성일 서강대 교수, 장동철 현대차 인사담당 이사, 김홍식 LG생활건강 인사담당 상무. ⓒ한국경영자총협회

"요즘 지원자들은 면접때 정해진 답변을 달달 외우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 종일 똑같은 소리 들으면 피곤하다. 모범답안 말고 본인 생각을 말하라."
"남의 얘기를 자기 사례인 양 덧칠해서 말하는 이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과대포장하지 마라. 드라마보다 진실을 말하는 게 유리하다."

구직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직접 구직 준비와 면접 요령을 조언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위의 문장들이 바로 그들의 입에서 나온 주옥같은 조언들이다.

   

4대 그룹 인사담당 임원들은 29일 서울 서강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4대그룹 임원과 대학생·청년 구직자와의 토크콘서트'에서 각 기업별로 선호하는 인재상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구직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해 주면서 실제 취업 준비에 유용한 조언들을 생생하게 쏟아냈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나기홍 삼성그룹 인사담당 상무, 장동철 현대자동차 인사담당 이사, SK 임민철 인사실장, 김홍식 LG생활건강 인사담당 상무들은 구직자들에게 "스펙을 지나치게 중요시하거나 면접이나 인성검사에 대비해 모범답안을 연습하려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솔한 모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펙에 대해서는 "스펙이 떨어지지만 다른 경쟁력을 발견해 합격시킨 사례도 많고, 스펙은 좋지만 태도나 인성 때문에 불합격시킨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펙만 강조하느라 겸손을 잃은 모습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답변도 있었다.

  

면접시 태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경직되거나 가식적인 표정'보다는 '당당하되, 자연스러운 표정'을 갖추고, '모범답안, 혹은 회사에서 선호할 만한 답변'을 피하고 '진솔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것'을 주문했다.

  

인성검사 역시 자신의 생각과 다른 답변을 낸다면 거짓으로 판명돼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진실로 임할 것을 충고했다.

  

'팔방미인형'과 '전문가형'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 잘 하는 것 보다는 가장 내세울 만한 재능을 어필하라"고 충고했다. 부족한 부분은 회사에서 키울 수 있으니 모든 부분을 어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4대그룹 임원과 대학생·청년 구직자와의 토크콘서트'의 한 순서로 진행된 '소통 한마당'의 대담 및 질의응답 전문이다.

  

  

"면접관 20년…구직자 눈빛만 봐도 거짓말 안다"

  

- 사회자 : 인사 담당 임원들이니 입사지원자 면접도 많이 볼 텐데 짧은 면접 시간 내에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필요한지 불필요한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 LG : 면접은 우수한 사람을 고르는 장소일수도 있지만, 회사는 지원자에게, 지원자는 회사에게 서로를 알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지원자는 본인이 해당 회사에 맞는 인재인지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회사도 지원자를 잘 알아야 한다.

요즘 지원자들은 무엇인가 질문을 하면 정해진 답변을 달달 외운 듯한 느낌이 든다. 요즘 면접 스터디도 많고 해서 그런 것 같은데, 바람직하지 않다. 면접관은 진솔한 것을 원한다. 이 회사를 왜 지원했나, 어떤 일을 하고 싶나, 본인이 좋아하는 일은 어떤 것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고 싶은가를 진솔하게 말해야 한다. 모법답안을 말하지 말고 본인 생각을 말하라. 회사는 자발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 현대차 : 공감한다. 요즘 특히 지원자들 보면 뭘 발표하러 온 것처럼 말하는 사람 있는데 하루 종일 그 소리 들으면 굉장히 피곤하다. 자기 생각 정확하게 얘기하는 게 이 회사에 잘 맞는다는 점을 잘 어필할 수 있고, 그게 귀에 잘 들어온다. 정답만 얘기한다 싶으면 흘려버린다.

개인적으로는 자신감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같은 상황일 때도 자신감 있게 대처하는 사람이 좋다. 내 경우 면접 자리에 들어올 때 얼굴을 한번 본 뒤 자기소개할 때는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얼마나 있는지 평가한다.

  

- 삼성 : 삼성의 경우 면접에서도 일정한 평가 기준이 있다. 면접관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 좌우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임원면접, 토론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 구조화된 3단계 면접을 통해 같은 인물이라도 다양한 각도로 평가한다.

굳이 개인적 습관을 얘기하자면 대면 면접할 때 상대방의 눈을 자세히 응시한다. 이건 자기 자신의 얘기를 하는 사람과 면접 통과에 유리할 만한 좋은 사례를 자기 사례인 양 덧칠해서 말하는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면접만 20년을 보다 보니 그런 건 눈빛만 봐도 구분할 수 있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면접관이 자신을 응시할 경우 반드시 눈을 마주쳐라.

  

- SK : SK 이노베이션의 경우 서류, 필기, 면접 과정이 있는데, 필기전형까지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시키면 전부 면접 기회를 제공한다. 면접을 통과하면 다시 2차 서류심사를 하는 식이다. 따라서 우리는 채용 과정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면접은 네 시간 반정도 워크숍을 통해 어떤 일을 할 때 동료들과 어떻게 협업하는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하는지,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지켜본다. 한 시간 정도는 회사가 원하는 가치 요소를 기준으로 적합도를 판단한다.

면접시 질문도 구조화돼 있다. 어떤 질문으로 인성을 파악하라는 등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어떤 시련을 겪고 어떻게 극복하고 무엇을 얻었는지 등을 평가한다. 그 과정에서 자기가 겪은 시련을 과대포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마이너스 요인이다. 얼마나 큰 시련을 겪었는지, 얼마나 드라마틱한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실되게 얘기하는 게 좋다.

  

  

전문가형 정준영 vs 팔방미인 로이킴?…"한 가지만 잘해라"

  

- 사회자 : 슈퍼스타K4에서 정준영과 로이킴이 유명한데, 정준영은 한 가지를 잘하는 전문가형이고 로이킴은 여러 가지에 능통한 팔방미인형인거 같다. 대기업들은 둘 중 한 명을 택하라면 어떤 이를 택하겠나.

  

- SK : 정준영이다. 전문가형을 선호한다. 기업은 사람의 재능을 채용하는 것이다. 같은 재능이 두 개 있을 필요는 없다. 모든 부분에 대해 전부 어필할 필요는 없다. 가장 내세울 만한 재능을 어필하라. 대기업이라고 지원자들을 슈퍼맨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부족한 재능은 회사에서 키울 수 있다.

  

- 삼성 : 로이킴은 무엇을 시켜도 잘 할 것 같은 다재다능한 인재형이고, 정준영은 주변과 타협할 것 같지 않고 고집이 있어 보이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감 있는 게 좋다. 둘 다 매력있는 인재다. 둘 중 하나를 떨어트려야 한다는 건 힘든 선택이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TO를 조정하더라도 둘 다 합격시키겠다.

스펙만 믿고 거만하면 낙방 지름길

  

- 사회자 : 스펙이 좋은 데도 불구하고 불합격시킨 사례와 스펙이 조금 떨어져도 합격시킨 사례가 있다면?

   

- 현대차 : 현대차그룹이 스펙을 많이 본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선발채널과 방법을 다양화해 열정과 몰입도를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전에 면접에서 '살아가는데 행복하려면 뭐가 필요한가'라고 물었더니, 세상이 나에게 어떤 상황을 부여하느냐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중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사람이 있었다. 외부 환경보다 내 시각이 중요하다는 마인드를 보고 어린 나이에도 생각이 깊다는 느낌이 들어 스펙이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채용했다.

  

스펙이 좋은데 불합격시킨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스펙만 믿고 겸손함을 모르는 것은 큰 마이너스 요인이다. 겸손해야 더 채울 수 있다. 스펙만 강조하는 사람은 발전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

  

- LG : 지원자 중 가정 어려운 사람이 학비를 벌기 위해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일이 있었는데, 거기서 중장비기사 자격증을 땄다고 하더라. 스펙은 낮았지만 그 얘길 듣고 새롭게 봤다. 가정형편 어려운 게 핸디캡일수도 있지만 자기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부분에 감동했고 높게 평가했다.

 

스펙 좋은 사람들, 지금까지 살면서 1등을 놓치지 않았을 사람들은 숱하게 떨어트렸다. 한번은 학벌도 좋고 특정 분야의 실력이 뛰어나 병역특례까지 받은 사람이 있었는데, 병역특례로 간 회사에서 주특기를 살리지 않고 행정일을 했더라. 2~3년간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낭비한 거다. 그러다 보니 자기가 가진 핵심 역량도 제대로 소개 못하더라. 당연히 불합격이었다. 자신이 가진 핵심역량과 회사에서 필요한 부분을 어떻게 연관시킬지 그걸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돌직구형 모범생 vs 너클볼형 마당발?…"공부도, 경험도 열심히"

  

- 사회자 : 대학생들이 취업을 많이 준비한다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쌓기에는 4년으로는 부족하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계속 모범생 스타일로 잘해서 돌직구형으로 가는게 좋을지, 아니면 다양한 경험을 쌓는 너클볼형 인재가 좋을지 충고한다면?

 

- SK : 요즘 신입사원들과 얘기하다 보면 푹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 친구들은 경험이 다양한 거다. 센스는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 그게 중요하다. 대학기간 동안 게으르게 생활하느라 졸업이 늦어진 게 아니라면, 정해진 기간 내에 졸업하는 게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다.

 

- LG : 학점이 중요하긴 하다. 학교생활을 얼마나 성실하게 했을까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4년간 자기를 위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냈을지는 분명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물론 너클볼형도 뽑는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현장 돌아가는 원리를 아는 사람들은 영업 현장과 같은 곳에서 필요하다. 결론은 돌직구형이 좋지만 사업 분야별로 너클볼형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제풀이 연습한다고 인·적성검사 유리할까?

 

- 사회자 : 채용 전형에서 인·적성 평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인성, 적성이 그렇게 중요한가? 그렇다면 학생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 현대차 :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최선이다. 인성검사는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가치들을 기반으로 우리 회사와 맞는 인성을 가진 사람을 골라내는 건데 인성이란 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 억지로 자신의 인성과 반대되는 답을 하면 거짓말을 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인성검사 때문에 채용이 안됐다면, 어차피 이 회사는 나와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적성검사는 어떻게 하면 이 사람과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를 테스트하는 개념이다. 서점에 가보면 대기업 인적성문제가 유출됐는지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는데 그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 삼성 : 삼성은 SSAT라고 직무적성검사 평가가 있는데, 신입사원의 기본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서점에 가면 삼성 SSAT 기출문제 모의고사 완전정복이라는 책도 있던데, 그게 준비를 해서 유리한지는 모르겠다.

인·적성 검사 점수가 높은 게 원래 인·적성이 좋아서 그런지 문제 풀이만 연습해서 잘 푼 건지 명확히 판정할 수는 없지만, 많은 지원자를 짧은 시간에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좋은 툴도 없다.

삼성은 서류전형이 없고, 대학시절 학점 3.0에 소정의 영어능력시험 점수만 있으면 SSAT 응시자격을 주다 보니 SSAT 응시자만 해도 한 해 수만 명에 달한다. 작년에 SSAT 시험지만 수만 권이 나갔고, 시험을 위해 7000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국내외에서 60개가 넘는 학교를 고사장으로 운영했다. 이걸 운영하지 않으면 수만 명을 일일이 면접을 볼 수도 없다. 다른 제도를 만든다 하더라도 직무적성검사만큼 공정하긴 힘들 것이다.

  

SSAT 관련 팁을 준다면, 적성검사쪽은 단기간 내에 준비가 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평상시에 준비를 해야 된다. 시험을 준비하라는 게 아니라, 시험 보는 의미가 회사에 입사 준비하란 얘긴데 입사해서 업무에 잘 적응할 준비를 하란 얘기다. 예를 들어 시험 준비 차원에서 고사성어를 300개씩 외우는 이들이 있는데, 그것보다 책이 됐건 신문이 됐건 평상시에 자주 읽고 문맥을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면서 거기 나오는 고사성어를 습득하면 시험에도 도움이 되고 입사 이후 보고서 작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성은 기업의 가치와 인재상, 기업문화, 회사특성과 지원자의 성격 특성이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인성검사는 정답 없는 경우가 많다. 질문 문항에 대해 소신대로, 가치관대로 답하는 게 좋다. 이게 답은 아닌데 이렇게 하면 회사에서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답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른 회사 인턴십도 열심히 배워만 온다면 OK"

 

- 플로어 : 석사과정을 거치면 입사 지원시 나이가 많아지는데, 그걸로 인한 이익과 불이익은 없나?

 

- 삼성 :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 기업이 채용시 나이제한을 두면 실정법 위반이다. 석사과정을 거치면 2년이 소요되는데 그 경우 채용 이후 회사에서 2년을 근무한 것으로 인정해준다. 손해보는 부분은 전혀 없다.

 

- 플로어 :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경쟁사에서 진행하는 인턴이나 공모전 등에 참여한 경력도 채용시 플러스 요인이 되나?

 

- SK : 우리도 그렇지만 다른 회사에서도 인턴제도나 공모전 등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타사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는 건 다양성 측면에서 좋은 일이다. 더 높게 평가할 것 같다.

 

- 현대차 : 타사 프로그램도 플러스 요인이기도 하지만, 기왕이면 우리 회사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력이 더 좋을 것 같다. 그 경우 레퍼런스 평가가 돼서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기업 임원 되려면? "우선 오래 다녀야..."

  

   

- 사회자 : 채용 이후 신입사원 생활에 대해 얘기해보자. 직장 선배 입장에서 신입사원과 언제 세대 차이를 느끼고 어떤 때는 좋았는지 말해달라.

 

- SK : 세대차이 때문에 불편한 대표적인 경우는 회식이다. 요즘 자꾸 크림파스타에 중독되는 것 같다. 한번은 부하 여직원이 애니팡 하트를 보내줘서 깜짝 놀랐다. 무슨 의미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일종의 게임 머니더라.

세대 차이는 걱정할 필요 없다. 6개월 정도 생활하면 상사건 선배건 이해할 수 있다. 윗사람도 신입사원들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후배나 부하직원 관리에 따라 성과를 인정 받는게 상사다.

 

- 현대차 : 회식 한 번 하려면 부하 직원들에게 한 달 전이나 최소 2주 전에는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게 좀 낯설다. 나 신입 때는 당일 날 하자고 해도 '감사합니다' 하고 따라 나갔는데 하며 세대 차이를 느낀다. 하지만 성장 환경이 다르다는 걸 이해한다. 우린 많은 형제들 속에서 어려운 시기에 자랐고, 대가족이랑 생활하며 순종을 미덕으로 알았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핵가족 하에서 자라 생각의 차이가 많다.

세대차이라는 것은 극복해야되는 거다. 다만, 일방이 아니라 서로 극복해야 한다. 회사에서도 각 조직 리더들에게 리더십을 얘기하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리더의 생각만 가지고 일방적으로 따르게 하지 말라, 그런 조직에서 성과 잘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많이 강조한다.

 

  

- 사회 : 대기업 임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삼성 : 일단 오래 다녀야된다. 20년 넘게 삼성에서 인사업무 담당했다. 좋은 일 있었을 때 건방떨지 않고 힘들 때 좌절하지 않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대기업에서 업무하다보면 스스로 느끼기보다 과중한 과제나 업무가 부여되고, 그러면 겁이 나기도 하는데, 쇠도 담금질 많이 하면 강철로 바뀐다는 점 생각하면서 힘든 부분이 나를 키울 거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임했다. 중요한 건 혼자서는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주변 선후배 동료 후배들 지원해줬고 빚을 지고 살아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LG : 운이 좋았다. 회사라는 게 협업하는 곳이다. 혼자 잘해서 되는 거 아니고 주위 동료들이 나와 같이 잘 성과 내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어떤 꿈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신입사원에게 10년 뒤 뭐할 거냐고 물어보면 거창하게 답하지만 들어와서 1년 지나면 아무생각 없이 부속품처럼 일한다. 꿈을 버리면 안 된다. 이뤄질 수도 있고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꿈을 버린 이에겐 절대 안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꿈을 가지고 있으면 더 오래 버틸 수 있고, 진짜 그 꿈을 이룰 수도 있다.

  

   

- 플로어 : 인사직무에서는 신입사원 잘 안 뽑는다던데, 인사직무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인사직무에 필요한 인재상이 있나.

 

- 삼성 : 인사직무도 신입사원을 뽑는다. 다만 인사직무를 할 생각이라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된다. 굉장히 외로운 직업이다. 주변에서 파워 좀 있겠다 힘 께나 쓰겠다 하는데 인사는 임직원을 평가하는 업무다. 거기에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면 회사는 망조가 든다. 인사 담당자는 임직원을 향해서는 회사를 대변하고 회사를 향해서는 임직원을 대변해야 한다. 그래서 외롭다.

"면접시 인위적 표정 거북…불안해 하면 면접관도 미안"

 

  

- 플로어 : 면접시 지원자의 표정은 어떤 게 가장 좋고 어떤 게 가장 나쁜가.

   

- 현대차 : 처음 면접장에 들어왔을 때 일부러 애써 잘해보려고 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바람직하다. 정신세계가 맑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좋다. 너무 긴장해서 경직된 표정을 지을 수 있지만, 불안해하는 지원자들을 보면 면접관 입장에서도 미안하다. 내가 왜 저분을 저렇게 힘들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니 마음을 편하게 가져라.

 

- LG :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의식적으로 자기를 표현하려는 인위적인 표정은 좋지 않다. 자기 단점 수용하고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하는지 진정성이 보이면 되는거다. 처음엔 긴장해서 좀 굳어있더라도 오랜 시간 얘기해서 진정성이 보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플로어 : 이상적인 여직원상이 있다면?

 

- 현대차 : 여직원이라고 해서 여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걸 생각하고 얘기할 때 듣기 좋지 않다. 남자와 여자의 구분 없이 나는 이 회사의 직원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 LG : 요즘은 여사원들이 더 적극적이고 액티브하고 표현도 더 잘한다. 대신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여사원들은 자신감이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아직 조직에서 소수라서 그렇겠지만 자기만의 리더십도 잘 나타내지 못한다. 그런 부분은 아쉽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