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산다는 것은 하늘의 축복이다
장수를 하신 노인이 돌아가시면 천수를 누렸다며,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를 해준다.
93세에 돌아가신 할머니, 92세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90세이신 외할머니...
꼬꼬 주변에는 장수만세 하시는 분들이 참 많으시다. 그래선지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나 연세 든 분들이 계시다면 자주 듣는 인사말이 있다.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참 좋은 말이지.
"어서 완치되어 건강해지셔야죠." 이 역시 희망이 있어 좋다.
"고통없이 편하게 가셨으면 좋겠어요." 랜다... 손톱만큼의 희망도 없는 것이다.
오로지 고통없이 남은 생을 불태우다 가라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해야하는 가족이나 친구는 얼마나 가슴이 썩어가는지 그 누가 알까...
점차 몸은 말을 안 듣고 화장실조차 스스로 가지 못한다.
이제 음식을 씹지를 못해 국물만 떠먹인다.
약을 삼킬 수 없어 알약이 아닌 물약으로 모두 바뀌었다.
말을 하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알아들을 수는 있기에 측은해하는 상대방의 말에 눈물만 글썽일 뿐이다.
"니가 낳은 애들 기억은 하나?" 라고 말하는 어미의 눈에서는 눈물이 끊이질 않는다.
이 세상, 아니 이 좁은 한국땅 어딘가에는 돈이 있음에도 죽어가야 하는 불치병 환자가
오늘도 조금씩 시들어가고 있다. 이들을 더 아프게 하는 것은 가족들마저 외면하는 것이다.
"딸 하나 없는 셈 치지요. 뭐" 라고 한다.
강아지를 기르다 아파도 그런 말은 못 하겠지. 인간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사람인 것은 아닌가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한다. 그러나 인공혈액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이 피는 내가
이전에 알고 있던 그런 피가 아닌가보다.
- 눈 많이 내리는 오후 꼬꼬 -